플심을 시작한지 2년정도 지나서 ATC 듣기도 좀 연습하고 항공기 조작법도 제법 익혔지만 여전히 VATSIM은 좀 두려웠음. 국가별로 너무 억양이나 발음이 다르기도 했고 빠르게 들어오는 ATC의 인스트럭션을 노트해서 리드백 하는것도 연습만 가지고는 부족했으니.. 그래서 첫 밧심 비행을 마음먹은 다음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텍스트 관제를 받기로 결정했다.

결전의 날 VAT-spy로 훑어보니 미국 공역은 너무나 복잡해서 포기. 하지만 마침 시간대가 비슷한 멜번 타워에 관제사가 들어와있었고 주변 항적이 그리 많지 않아서 멜번(YMML)-토쿰왈(YTOC)의 1시간 코스 비행을 하기로 계획을 짰다.

항공기는 FS2020(디럭스 에디션)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세스나 172(G530). 디폴트 C172 G1000보다 좀 구식 계기를 달고 있는 녀석이지만 역시 세스나는 멋드러진 글래스 칵핏보다는 낡아빠진 아날로그 계기판이 잔뜩 달려있어야 제맛이지. 그래서 이날을 위해 2만원이나 더 비싼 디럭스 에디션을 샀던것 아니겠나.

이륙 후 ML6 절차를 따라간 다음 W477 항로를 타다가 SHT NDB를 지나 공항으로 접근하는 경로
멜번 타워 관제사님의 친절한 안내로 무사히 이륙

멜번 타워 관제사는 Will Menzies라는 분이었고 매우 친절했다. 내 플랜 Remarks에 newbie를 달고 있어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음. 오늘 멜번 주변 기상이 그리 좋진 않았고 터뷸런스도 상당히 심했는지 바람때문에 활주로에서 라인업 하고 2분정도 대기했다가 이륙함. 이륙 후 내가 허가받은 5000피트 상공에도 두꺼운 오버캐스트 구름이 목적지 앞까지 깔려있어서 비행하는 내내 뭘 구경조차 할 수가 없었다.

그냥 비행 내내 구름 안에서 계기만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었음
가끔 이렇게 구름이 없을때가 있었긴 했지만 땅바닥이 안보이는건 변함없었고
착륙을 위해 접근절차 수행 중 IAF(Initial Approach Fix)였던 TOCEC을 통과할때가 돼서야 땅 구경이 가능했음

이륙 후엔 더이상 관제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공역으로 나왔기 때문에 유니컴(122.8)에서 틈틈이 주변 트래픽에 항적을 보고하며 이동했고 목적지 공항 활주로에 무사히 접근할 수 있었다. 하지만 이때까지 내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는데...

내 목적지 토쿰왈 공항은 활주로 3도 강하각을 알려주는 PAPI라는 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시골 촌구석 공항이었던것.. 맙소사 ㅋㅋ 그렇기 때문에 GPS로 수평/수직 가이드를 받는 RNAV 절차로 접근할 방법 뿐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내가 운용했던 FS2020의 기본 세스나(G530)는 이 절차에 필요한 GPS vertical guidance가 전혀 먹히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FAF(Final Approach Fix)에서부터는 오로지 눈대중과 감을 동원하여 풀 수동으로 접근해야만 했다.

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정렬 및 접근중.. 살려주세요

하지만 늘 하던대로 어떻게 잘 착륙해서 한시간 가량의 진땀났던 첫 밧심 비행을 끝냈다고 한다.

기념비적인 첫 비행의 결과물

앞으로 얼마나 더 텍스트 관제를 받은 다음 음성관제로 넘어가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텍스트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음. 그리고 더 재미있게 하려면 내비그래프는 꼭 차트 서비스까지 구매하도록 하자.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갓 컨텐츠다.

타워+유니컴 교신 내용

다음 밧심은 기록을 좀더 꼼꼼히 남겨야지.
끝!


WRITTEN BY
artfrige
베이스 연주는 건강에 좋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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